인혜는 이제 사랑에 대해 어떤 환상도 품고 있지 않았다. 첫만남에서 어쩐지 낯이 익고 두번째 만남에서 동질감을 발견하고 세번째 만남에서 운명이나 인연을 거론하는, 그런 사랑의 환상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한때 인혜도 그런 식의 사랑의 환상을 믿은 적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 온몸이 감전되는 전율과 함께 찾아오는 천둥 번개같은 사랑, 순식간에 사방이 어두워지고 일상과 관습이 사라지는 정전 같은 사랑, 온몸과 마음을 혼곤하게 취하게 하는 봄빛같은 사랑…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것은 사랑의 다양성이 아니라 환상의 다양성일 뿐이었다. 그때는 사랑이 순수한 열정이고 아름다운 애착이고 낭만적인 체험이며 순결한 정서라 믿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말들을 입에 담기에는 인혜는 사랑의 속성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 버렸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1,2 , 김형경>
<전세계 한국어 사랑 소나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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